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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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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막심 므라비차 콘서트 후기: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협연 막심 므라비차. 모델 뺨치게 훈훈한 생김새와 무시무시한 속주, 화려한 퍼포먼스로 주목받곤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 이 사람의 앨범을 좋아했다. 익숙한 클래식들이 오케스트라나 전자음악을 깔고 피아노 건반을 통해 버무려지는 그 감각을 너무도 좋아했다. 그가 내한 공연을 할 때마다 쫓아다녔다. 일본 유학하던 시절을 빼면 첫 내한 무대부터 거의 매 공연마다 발도장을 찍었다. 어느 해의 공연은 끝나고 관계자가 로비에서 포스터를 나눠주기도 했는데 그 포스터 한 장을 갖겠다고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여 몸싸움 아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올해도 당연히 공연 정보를 접하자마자 바로 조기 예매를 질렀다. 원래는 5월 12일의 서울 공연을 보려 했으나, 당일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 부득이 5월 8일의 고양 아람누리 공연을 예매했..
연극 현자 나탄 후기 레싱이라는 독일 극작가가 쓴 고전 작품...을 한국에서 초연. ...이라지만 기왕 지금의 무대에 올린다면 좀 더 현대인의 정서에 맞춰줄 순 없었을까 하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 1. 작품 자체는 이건 무대보다는 차라리 그냥 책으로 접하는게 더 나았을 듯. 어쨌거나 무대에 올린 걸 봤으니 무대를 중심으로 평하자면, 전체적으로 '고전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과한 의욕만이 앞선 무대이지 않았나... 2. 인터미션 10분 포함 150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 중에 앞의 70분은 정말 대재앙이었다. 거의 소설 장미의 이름 도입부를 보는 듯한 기분. 정말 쓸데 없다 싶은 장면이 많고, 템포도 느린 데다가 결과적으로는 내용 자체도 도저히 70분이 필요한 내용이 아닌지라 대체 1막 내내 엉덩이가 근질거려서 ... (결..
연극 스캔들 후기 평일 저녁 8시 공연 다녀옴. 요즘 넘쳐나는 그저 그런 상업 연극들처럼 억지 웃음 유발이나 몸개그로 때우는 작품이 아닐까 ... 다소 걱정했는데, 아 ... 진짜 이건 ㅋㅋㅋㅋㅋㅋ 달링 - Everyone says I love you의 계보를 잇는 레알 빵빵 터지는 공연이었다 ㅠㅠ 매 순간 순간에 웃느라고 나중에는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일단 대본이 완전 탄탄하고 설계가 잘 되어 있었다. 누군지 참 머리 많이 썼겠다... 그리고 이 무시무시한 섹드립 어쩔거여 ㅠㅠㅋㅋㅋㅋㅋㅋㅋ 엄청나게 판을 벌여놓고 나중에 깔끔하게 수습되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깔끔하게 잘 차려진 정찬을 먹고 나온 느낌이랄까. 조명 및 음악도 적절한 부분에 과함도 부족함도 없이 들어간 편이고 배우들이 캐릭터 성격이랑 완전히 매칭되어 있..
'음식 韓류 세계로 날다' 리뷰 2009년 초여름,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CNN에 출연하여 직접 한식을 소개하며, 전 세계에 한식(韓食)을 알리기 위해 몸소 애쓰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것은, 영부인이 앞장서 노력해야 할 정도로 우리 음식이 세계에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의 한류 열풍으로 우리 드라마의 수출은 날로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의 식생활이 해외에 노출되는 기회 역시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음식의 활약상은 좀처럼 듣기 어렵다. MBC의 설특집 기획 ‘음식 韓류 세계로 날다’는, 이 시대 한식의 해외에서의 실제 인지도를 점검해 보고, 해외 한식당의 성공사례와 지구촌 사람들이 한식을 접하는 모습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더 널리 어필할 수 있는 한식의 요건을 보여준다. 비록 지구촌에 널리 알려져..
예술의전당 '시크릿 뮤지엄' 뉴스에서 전시 안내 보고 한 번 보러 갈까 벼르고 있던 건데 마침 티켓몬스터에서 할인 쿠폰이 떠서 옳다쿠나 하고 감. 느긋이 구경해서 다 도는데 2시간 쯤 소요한 듯. 유명한 명작들을, 그간 미처 알지 못했던 해설과 함께 볼수 있다는 점이 괜찮았다. 현대의 설치예술작가들의 작품들이, 연관된 고전과 콜라보레이션(?) 식으로 전시되어 있는 것도 신선했고, 후반부에 나오는 명작 제조과정(?)을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흥미로웠다. 정말 유화 그림 하나 그리는데는 어마어마한 정성과 센스가 필요하단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근데, 아무래도 빈약하다. 영 뒷맛이 씁쓸하다. 대여료 3000원 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안 들어서? 아니 그렇다기보다는 뭔가 그냥 선, 그림자, 색 등 주제만 적당히 걸어놓고 짜맞춘 ..
연극 못생긴 남자 후기 독일 원작을 번안한 연극이라고 약간 예술성이 있으니 거리에 흔한 대중 연극보다는 재미없을지도 모른다며 각오를 하고 갔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재미있었다. 빵 터질 정도까진 아니어도, 블랙코미디류의 연극이 그렇듯이 시종일관 쓴웃음을 짓게 하는 연극이었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류의 ㅋ 안그래도 그동안 너무 대중적인 코드의 연극을 많이 봐서 한번쯤 이런 것도 보고 싶었는데 말이지. 미리 사전조사 중에 여러 연극상을 탔다는 얘길 들었는데 과연 납득이 가는 각본과 연출이었다. 무대 뒤 '퇴장'이라는 개념이 없이 한 자리, 바로 그 자리에서 조명의 변화만으로 상황과 1인 다역의 인물 전환을 즉시즉시 이루어내는 부분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70분의 연극이지만 배경전환한답시고 조명을 끄는 법이 없으니 엄청..
연극 당신의 눈 후기 하아... 진짜 이런 연극 싫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주제가 뭔지 모르겠어 ㅋㅋㅋㅋ "두뇌희롱추측난무추리극" ...이라고 써놓으면 당연히 뭔가 살인사건이든 뭔가 사건이 나서 추리하는 것을 생각할 것이고 "관객 참여형 연극" ...이라고 써놓으면 뭔가 관객이 역할을 맡을 것 같잖아. 근데 어느쪽도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뭐 인셉션도 아니면서 현실의 사건, 그 사건을 토대로 만든 연극, 그 극 안에 등장하는 또다른 연극, 그리고 그 현실을 가지고 연기하는 연극 이렇게 수많은 공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데 그래, 뭐 그렇게 복잡하게 해놓고 결국 말하고 싶은게 뭐람? 장애인을 연기하는 건지, 아니면 진짜 장애인인지 모르겠는 배우들이 나와서 장애인의 고충을 토로하는 장면 장애 그 자체를 웃음거리..
연극 국화꽃 향기 후기 소재도 내용도 워낙에 유명하다 보니 나도 일단은 어디서 주워들어 아는 내용이었는데 그런데도 정말 찡하게 슬펐다. 아마 배우들이 너무 열연을 펼쳐 주시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고 말았나 보다. 두 번 정도 찡하고 시큰했는데, 두번째야 뭐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이었고 첫번째가... 좀... 남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았을 부분이 슬펐다. 대학 선후배 사이였다 사회인이 된 연상 여주랑 연하 남주가 재회하던 날, 한사코 남주의 마음을 거절하고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져 자는 여주를 남주가 찾아와서 자기 웃옷을 벗어 덮어주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뉘여놓고 어루만지면서 자기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며 자기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아느냐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니? 라고 독백 하는 장면이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데 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