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을 거닐다/뜯어보기

영화 무방비도시 리뷰

 

무방비도시를 보고 왔다.
평소 한국 영화는 웬만해선 잘 안 보는 편이라 모처럼 영화 볼 일이 생겼는데도 걍 귀찮다고 안 나가려다가, 무려

주연이 김명민 씨!!!!!!!!!!!!!!!!!!

라는 얘기에 바로 분위기를 바꿔서 [;;;;;;] 보게 되었다.


크악 장군님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불멸의 이순신 방영 당시에 이 김명민이라는 배우한테 홀딱 빠져서는 드라마도 잘 안 보던 인간이 하악거리며 억지로 매주 보려 노력하고, 나중에 하얀 거탑도 억지로 억지로 봐가면서 하악하악거렸던[......] 인간이다.

아니, 그 대작들의 주인공이 이번엔 영화를 찍는다고?
그것도 무려 형사 형사 형사 으학으학

재미있겠다, 아니 분명히 재미있을거야 ㅠㅠㅠㅠ
김명민 씨 연기를 볼 수 있다는데 뭐라고 마다하랴!?

이렇게 해서 다녀오게 된 것이다.


뭐어, 간만에 본 한국 영화지만 나름 볼만했다.
....라기 보다도,

아니 사실 영화 자체는 잘 모르겠다.

일단 시도는 좋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 아직도 그런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매치기 조직'의 실상을, "아, 있다면 정말 저렇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완벽히 표현해냈다는 느낌이었다.  아직도 저런게 남아있다면 세상 참 살기 무섭겠구나 ㅠㅠ 랄까.
[확실히 나 어렸을 때는 소매치기 조심하라는 얘기도 많이 듣고, 아무튼 꽤 요란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잠잠하구나.]

다만,
나름 추리 액션 삘 내면서 느와르 적인 이미지에 CSI적 이미지에 아무튼 갖가지 동원하려고 한 것 같은데,
정작 후반부에서 소위 말하는 '악당'들을 소탕하는 부분에 가서는 뭐랄까, 좀 억지로 밀어붙여나가는 느낌이었다.

설명을 해야 할 부분을 설명하지 않고 얼렁뚱땅 자- 다음 장면이다-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는 알아서 상상해- 라는 식으로 넘어가버리는 모습이 많이 보였달까 ( '')

그러니까 경찰들이 범인들을 추적하는데,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사건의 배후에는 이 인물이 있고,
이 인물은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런 장소에 있을 것이다"

하고 가는 게 전혀 나타나있지 않았던 것이다.

나름 광역수사대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 수사해서 밝혀내는 형사들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무조건 빳다들고 조직들을 두들겨패서 소탕하는 형사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건 뭐 깡패들인지 경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한 5~6명쯤 되는 소수정예로 구성된 것처럼 보이는 '광역수사대'의 모습은 그냥, 조대영(김명민 분), 오반장, 사실상 이 둘만 정식멤버라는 느낌이었달까.

그것도 그렇거니와, 그나마 저 둘도, 형사로서의 활약보다는 그들의 과거사라던가 인간적인 면 뭐 이런 데에 더 초점을 맞춰놓은 것 같아서, 정말 내가 인간극장을 본 건지, 형사물을 본건지 통 종잡을 수가 없었다.

좀 장르적인 면을 명확히 설정해 놓고 만들었으면 훨씬 나았을 것 같기도 하고 ( '') 여기 한번 발담그고, 저기 한번 발담그고 이러다 보니 그저 모호해져버린 것 같다.
(그것도 쓸데없는 장면을 그렇게 많이 넣어놨으면서 -_-)

아무튼, 뭐 영화평은 그렇다 치고,
그래도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느끼게 한 건 역시,

장군님 !!!!!!!!!!!!!!!!!!!
아니,
김명민 씨 !!!!!!!!!!!!!!!!!!!!!!!!!!!!

으학으학 완전 귀여워, 귀여워서 미치는 줄 알았다 ㅠㅠㅠㅠ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난 원래 저 남자를 무서워한다.

이순신 역을 할 때도, 장준혁 역을 할 때도,
뭔가 다른 배우들보다 훨씬 더 그 역에 몰입해 있는 듯한 게, 거기서 나오는 어떤 오라 같은 게 브라운관 밖까지 풍기는 인간이란 말이다 ㅠㅠㅠㅠㅠ
내가 보고 있는 사람이 이순신인지 김명민인지 구분조차 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무섭게 배역에 몰두하는 사람이라, 그 집중력에서 나오는 시퍼런 검광이 무서운 사람이다.
그저 저 사람의 눈을 보면 일단은 연기자 김명민이 무섭게만 느껴지는 거다.

그런데 이번에 맡은 캐릭터 연기하는 건 왜이렇게 귀여운 건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물론, 그 조대영이라는 캐릭터의 설정이, 그리고 감독의 연출이 애초에 정해져 있었겠지.
그런데 다른 누가 연기했다면 안 귀여웠을만한 장면이 이 인간이 연기하니까 엄청나게 귀엽게 보이는거다 !!!!!!!!! 으학으학 ㅠㅠㅠㅠ

그 진지한 사람이(그리고 진지했을 조대영이라는 캐릭터가) 능청스러운 말과 행동을 내뱉고 다니는게 보는 내내 아주 나를 미치게 만들었다 ㅠㅠㅠㅠ
영화보는 내게, 연신 "악 귀여워 !!! 어뜨케 !!!"를 연발하게 만들다니 ㅠㅠ

이에 비하면 다른 배우들은 영 빛이 안났다.

손예진 씨는 내가 이름도 얼굴도 기억하지 못했고, 걍 미모의 유명한 여배우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확실히 몸매는 좋았지만 "예쁘다!?"라는 생각은 안 들었다. 꼭 90년대 중반의 미인상 같은 느낌이었달까 ( '')
실은 뭣보다 김명민 씨를 꼬셔서 하룻밤 자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괜히 나한테 마이너스를 받은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_=
(나는 그 유혹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속으로 죽어라 "김명민 넘어가면 안돼 !!!!!!!!!!!!!!!!!!!!"라고 외쳐대고 있었다 ... orz 게다가 난 아직 순진해서[퍼엉] 그런 장면 차마 눈뜨고 못 본단 말야 orz)

그리고 ... 김해숙 씨는, 내가 낯은 익었던 배우인데 팜플렛에 적힌 것과는 달리 너무 불쌍하고 안타까운, 하여튼 안습인 캐릭터라 ;;; 좀 상상과 많이 어긋나서 연기는 아주 쩔었음에도 불구하고 좀 보기가 그랬고...

나머지는 걍 패스.

(아, 심지호던가 꽤 잘생긴 칼잡이가 나오는데, 꼭 생긴게 옛날에 한때 존재했던 사이버 가수 '아담'하고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하아 -
김명민 씨 아니었으면 정말 욕을 후질나게 했을지도 모르는 영화였다 ㅠㅠ


역시 주연배우는 중요해 ( '')
[...정말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