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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을 거닐다/daum 인턴 생존기

9월 16일, 사고에 대처하는 자세를 배워라.

시간 참 빠르다.
역시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라는 걸 재차삼차 깨닫는다.
가끔 사고 터지면 가슴 철렁하는 건 몇달, 아니 몇년을 해도 안 변할 것 같지만.

아 ... 솔직히 오늘 사고는 좀 억울하면서도 스스로가 바보같았다.
동료 인턴분이 주신 링크가 정상작동하는지 분명히 확인하고 테마탑에 걸었는데
나중에 테마탑을 눌렀더니 엉뚱한 영상이 나오는거다 ㅠㅠ

확인해보니 아까전 동료분께서 분명히 영상을 테마에 넣었는데(나도 확인했는데),
버근지 뭔지, 어느 샌가 문제의 영상이 테마에서 빠진채 저장되고 말았던 것이다.

뭐 사건의 인과관계가 어찌되었든, 참 짜증났던건
질책하시는 상사분께, "어 그거 xx님이 주신건데"라며 스스로의 무실을 주장하는 내 모습이었다.  진짜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 허허허허 ㅠㅠ

그럼에도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아 역시 그거 내 잘못 아니었다니까!!'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찌질한 나. 


한가지 확실해진건 내 윗 상사분들은 다들 메신저상으론 인정사정 없는 사람들이지만 ㅋㅋ
실제 대면하면 다 좋은 사람들이라는 거.
상사 앞에 내 잘못 아니라며 내뺀 스스로의 모습이 캐부끄러워서 점심시간에 고개도 못 들고 밥먹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 거시는 상사님 모습에 ... 난 그만 울고 말았...던 건 아니지만.  송구스러우면서도 ( '') 흠.  미묘한 감정이었다.

문득, 일본인들의 혼네와 다테마에를 한국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불신(??) 엔디.

 

어쨌거나 오늘의 성과가 있다면, 인턴 입사 3주만에 처음으로 주어진 시간대(12:00~18:00) 업로드된 동영상을 다 봤다는 것.

솔직히 말해서 내가 쓰는 노트북이 얼마나 후진지는 몰라도
IE에서 자꾸 오류를 내고 느려터진 바람에 그동안은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겨 보기도 힘들었던 것을 오늘 부로 크롬으로 바꿨더니 제 속도가 나서 마이 페이스로 완주할 수 있었던 거다.
(하튼 이놈의 IE, 무겁기만 한게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결코 오늘 겨우 적응해 낸 건 아니라규.  이건 진짜 핑계가 아니야 ㅠㅠ

 

 

매일같이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직장문화를 인턴으로 미리 느껴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정말 난 인턴 되어서 다행이다.

이런거 미리 안 느껴보고 무작정 정사원으로 입사했다면...
냉혹한 직장생활의 현실에 내가 느꼈을 충격은 얼마나 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