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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거닐다/뜯어보기

초보 아깽이 집사의 간단솔직 사료 리뷰

5월 말에 태어난 토종 고양이 효리.

 

 

 

 

 

2개월째에 울 집에 와서 아장아장 걷던 녀석이

5개월령이 된 지금은 완전히 온 집을 주름잡고 난봉꾼 노릇을 하고 있다.

 

워낙에 먹성도 좋고 튼튼한 녀석이라

처음 집에 왔을 때도 얘 참 잘 먹고 잘 싼다고 생각은 했는데 ...

 

암튼 사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주변 지인들의 조언과 인터넷의 각종 집사들의 후기를 보고

효리가 5개월령 이른 지금까지

로얄캐닌, 프리미엄 엣지, 치킨 수프

이렇게 세가지 사료를 써보고서

초보 집사의 느낌을 간단히 적어보기로 한다.

 

 

 

 

 

 

 

 

1. 로얄 캐닌(자묘용)

좋은 줄 알고 샀는데 다시 보면 홀리스틱 등급이 아니라는 바로 그 로얄 캐닌이다.

내가 산 건 아니고, 효리가 원래 길고양이 새끼라서

입양 전제(?) 임시보호를 할 적에 지원을 받은 물품이었다.

 

"기호성이 좋다=냄새가 꼬릿꼬릿하다"

이 등식이 언제나 성립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냄새는 정말 지독했다.

 

지퍼백에 담았는데 그 지퍼백을 뚫고 냄새가 날 지경이고

그 사료 근처에 있던 모든 물건에서 그 사료의 꼬릿꼬릿한 냄새가 났다.

엥간하면 내가 냄새에 그렇게 민감하게 굴지는 않을텐데

이 로얄 캐닌은 사료 냄새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봉지를 베란다 구석에 처박아 놓을 정도였다.

 

그리고 얼마나 기름진지, 비닐로 된 지퍼백이 끈적끈적해질 정도라

고양이 집사라면 누구나 이 기름진 사료의 스멜과 필링을 참아야 하는 것이 숙명이라면

정말 ... 나는 힘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효리는 오며가며

까득까득 소리를 내며 잘 처먹었다.

 

 

어쨌든 결국 이 사료가 써억 좋은 사료가 아니라는 얘기도 듣고

그 가격이면 다른 더 좋은 등급의 사료를 먹이는 게 좋다는 주변의 조언에

지원 물품이 다 떨어지자마자 과감하게 갈아탔다.

 

 

 

 

 

2. 프리미엄 엣지(자묘용)

그래서 갈아탄게 프리미엄 엣지였다.

일단은 모든 점에서 무난하고 흠잡을 데가 없다는 후기들을 보고 샀다.

 

근데 고양이는 먹던 게 갑자기 바뀌면
스트레스 받고 잘 먹지도 않고 소화도 못 시키고 설사도 하고

암튼 여러가지 민폐라길래 엄청 걱정이 됐다.

 

사람들은 고양이가 안 먹을 수도 있으니

소분한 것을 사서 먹여보라고 조언해줬지만

908g 짜리 한 봉지를 사는 것보다 3봉지를 사는게

배송비도 절약되고 아무래도 이득이라

...안 먹으면 망하는거지 ㅠㅠ 하는 복불복의 심정으로

3봉지나 주문하고 말았다.

 

사료가 도착한 날,

이전 사료가 조금 남아있는 그릇에 10알 정도 넣어줬다.

효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다가와서는 냄새를 맡더라.

그러더니...

 

이 자식은 골골송까지 부르면서

그 '프리미엄 엣지' 10알만 골라먹고 싸악 돌아서는 것이었다.

 

......내가 이 식신을 상대로 뭘 걱정했는지 참.

 

암튼 그래도 갑자기 크게 바뀌면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엄마한테도 언질을 해서 반반씩 섞어서 주도록 한 다음에

완전히 갈아타는데 성공했다.

 

원래 맛동산을 예쁘...다기보다는 뭔가 길고 튼실하게 ㅠㅠ;;

잘 뽑아내는 녀석이었지만 프엣을 먹이고부터는

똥 색깔이 약간 황금빛(...)도 돌고 냄새도 나쁘지 않아서

이 정도면 고양이는 완벽하게 적응한 셈이었다.

 

그리고 사람인 나로서는...

프리미엄 엣지는 로얄 캐닌에 비해 확실히 기름짐도 덜 하고

불쾌한 냄새도 덜 해서, 사료 봉지를 내 머리맡에 두고도

거리낌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이제 효리 넌 영원히 이 프엣을 먹는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사료를 한 번 더 갈아타게 된 것은...

 

어느 날

효리 놈의 턱에 시꺼멓게 돋은

대량의 턱드름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ㅠㅠㅠㅠㅠ

 

사실 그게 프엣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왜냐면 로얄 캐닌을 먹였을 때부터 턱드름이 있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절엔 내가 '턱드름'이라는 개념 자체를 몰랐다 ㅠㅠㅠㅠ

아무튼 프엣을 먹이는 도중에서야 이 턱드름이라는걸 발견했고

효리가 엄청 심한 상태였던 것이다.

 

일단 먹는건 잘 먹으니까 사둔 3봉지는 다 먹이기로 했다.

턱드름은 이틀 꼴로 눈썹빗으로 빗어주면서 꾸준히 관리를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 3봉지가 떨어지자마자 사료를 갈아타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3봉지가 2달만에 바닥이 보였다.

 

 

 

 

 

3. 치킨 수프(자묘용)

해서 역시 무난하게 흠잡을 곳이 없다는 치킨 수프를 주문했다.

이것도 원래는 한 봉지만 사야 되는데 ...

역시 3봉지가 싸서 ㅠㅠㅠㅠ 3봉지를 사서

저번처럼 10알 정도를 프엣 사료 위에 넣어줬다.

안 먹으면 망하는 거지 뭐 ㅠㅠ...

 

그랬더니...

......이번엔 또 치킨 수프만 냄새를 골라가며 처먹고 싹 돌아선다.

그래 내가 네 식성에 무엇을 걱정하겠니 ^^...

 

일단 먹는 건 무난하게 먹는 것 같고,

턱드름의 경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검색해 보니 뭐

보통 턱드름 걱정이 없다는 사료라도

개묘차에 따라서 턱드름이 심하게 돋는 녀석이 있곤 한다니까...

젭라 이번 사료에서는 턱드름 증상이 좀 가라앉았으면 좋겠다.

 

 

 

 

 

4. 토우(TOW)

그러나 증상은 가라앉질 않았고...

 

결국 단백질 성분으로만 똘똘 뭉쳤다는 토우를 주문해봤다.

사료 이름이 직역하면 야생의 맛 ㅋㅋㅋㅋㅋ

그래 효리 정도라면 야생이 어울릴 수도 ㅋ...

 

여태 구입했던 사료들에 비해 좀 더 비싼 가격이었지만

성분을 포함 여러가지 면에서 더 믿음이 가서,

망설임 없이 구매하게 된 것 같다.

 

역시나 식신 고양이는 기존 사료랑 섞어준 것도 아닌데

탈 없이 갈아타는데 성공했다.

이 고양이놈 식성은 아주 믿음직하다.

 

그리고 2개월째.

어째 좀 턱 밑이 선선하다 싶더니

한동안 턱 밑을 신경 써주지도 못했는데

4개월째에 턱드름이 어느새 싹 사라진 것을 발견!

 

...주저 않고 대용량으로 주문했다.

그래, 너는 이제 늙어 죽을 때까지 이걸로 가는 거야!

 

찬양합니다. 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