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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거닐다/찾아가기

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후기

 

 

 

 

 

별점부터 매기고 시작하자면 ★★★★★

약간 블랙 코미디 계열.

작품성 충만.

부모님 세대와 함께 보면 좋을 공연. 특히 어머니와.

 

 

 

주제의식을 명확히 잡고 단편 4개를 짜임새있게 엮은 극본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던 작품.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근대 러시아에서 권위의식에 찌든 남편에게 핍박받던 소극적인 '아내'들이

각자 짐짝(파우치)을 싸들고 기차역으로 나오게 된 이유를 추적하는 내용.

 

때론 잔잔하고 때론 격정적이며 때론 순정이자, 때론 치정인

지극히 현실 드라마.

 

 

이 연극의 작품성은 원작 소설이 기여하는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원작을 안 읽은 내 입장에서 봐도, 그냥 공연 자체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었다.

공연이 끝날 즈음엔 부제인 '파우치 속의 욕망'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 연기도 수준 이상이거니와 연출이 정말 너무 좋다.

잔잔한 음악, 정말 간단한 소도구와 배우들의 자세만으로 이루어지는 소박한 연출인데도

하나하나 눈을 뗄 수가 없다.

 

빵 터지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 포인트도 살아있고

불륜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 불편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