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을 거닐다/찾아가기

2009 막심 므라비차 콘서트 감상기 : 2%도 아니고 5% 부족했어 !!!

공연 후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간단히 막심팬으로서의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막심을 넘 좋아하는 나머지, 가난하던 중고딩시절부터
국내에서 개최된 막심 콘서트라면 피를 토하며 한번도 빼먹지 않고 전부 출첵한, 이제는 예비사회인이 되어버린 일개 콘서트 전용 팬입니다 ( '')
 
무작정 목적없이 출첵했다기보다는, 첫 내한공연 때 너무도 큰 감동을 받아서,
이후에도 그런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자 다녔던 것이 큽니다.
 
다소 비판이 섞여 있더라도 뜨거운 팬심에서 나오는 말이라 생각해주시고 너그럽게 봐주세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전히 그대는 내 취향이야 ㅠㅠ[......]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있었던 어제 공연,
평소와 다름없는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안고 친구까지 꼬셔서 갔더랬죠.
 
막심씨 등장.
음, 여전히 저 꽃미남유부남아저씨피아니스트께서는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어린 소녀마음(?)을 뿅 가게 하십더이다.
아이돌 콘서트라도 된듯이 비명을 꺅꺅 지르며 좋아했더랬죠. 
아아 대체 이게 얼마만이란 말입니까.
 
여전히 그의 손가락은 피아노 건반을 빠짐없이 핥고 지나가듯 춤을 추셨으며
꿈꾸는 듯한 표정, 때로는 개구쟁이 같은, 때로는 무언가 영감이 떠오른 시인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연주전 물 한모금 마시곤 그 물을 다 땀으로 빼시며
소녀시절 제가 꼴딱 넘어갔던 그 모습 그대로 피아노를 장악하고 계시더군요.
 
정말 한 치도 변함없는 그 모습은 어떤 의미로 감동이었습니다.
 
 

 
근데, 중간에 무언가 귓속을 찌르는 잡음(인줄 알았던) 소리에 의자가 지이이이이잉 하고 울리는 겁니다.
뭐지? 하고 있는데, 연이어 이어지는 지이이이이잉.
베이스 소리였습니다.  피아노 소리를 묻고 관객들 의자를 진동시켜 버릴 정도의 볼륨이면,
이 뭐 막심 콘서트냐 베이스 감상회냐.
 
그래도 어찌어찌 적응해서 피아노 소리를 찾아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지요.
어느 샌가 베이스 소리가 잦아들더군요.
그랬더니 그 다음엔 파가니니 모음곡에서 찡찡찡하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ㅠㅠ
이, 이건 뭔소리? 하고 가만 들어보니, 현악파트에서 마치 마이크 안 쓰고 생목으로 노래부르는 듯한 소리가...
...현악파트 마이크나 앰프가 꺼졌구나, 싶더군요.
그나마 스트링이 여러명 있었으니 찡찡찡하는 소리라도 들렸지, 아님 아예 안 들릴 뻔도 했습니다만
맙소사...어떻게 이런 일이 ㅠㅠㅠㅠ 라는 마음으로 한가득 ㅠㅠ
(개인적인 추측인데, 베이스 앰프가 너무 세서, 그거 조절하다가 스트링 쪽 앰프도 꺼버린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전 콘서트 공연장 오면 언제나 기대하는게, 주인공의 멘트,
가령 막심님 같은 경우에는 내한 공연 때마다 서투른(?) 한국어로 "안뇽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곤 하셔서,
이번에도 그거 한마디라도 기대 안했다면 뻥인데,
......공연 끝날때까지 멘트 하나 주지 않으셨던 그 분.  오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막심씨의 중후한 저음이 좋더란 말이다ㅠㅠㅠㅠㅠㅠㅠ듣고 싶었더란 말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
 
또, 이후에 싸인회가 있어서, 그래서 그런지 저로선 잘 모르겠습니다만,
앵콜이 하나도 없는것도 정말 쇼크!!! 였죠.
손 닳도록 박수치고 앵콜 외쳐서, 무대 뒤에서 다시 나오시는 막심님의 푸크러워하는 얼굴은 정말 스팀팩 그 자체였는데ㅠㅠ
앵콜 하겠지-하고 박수치고 있었는데 불켜지는 이건 ...
사전에 앵콜 안한다고 있었나봐요? ㅠㅠ
 
 
 
전체적인 공연의 질 자체도 약간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막심의 음반을 들으면, 일렉트로닉 크로스오버라곤 해도 어쨌든 피아노 앨범이구나- 하는 느낌은 분명히 받았는데,
 
이번 연주는 어쩐지, 피아노 콘서트라기보다는, 그냥 일렉트로닉 크로스오버에서 그치는 수준이었달까요.
피아노 연주나 기교가 중심에 있지 못하고, 자꾸만 드럼과 퍼쿠션과 스트링과 나란히 노는 느낌이었습니다.
때로는 피아노가 중심은 고사하고 아예 다른 파트를 장식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죠.
 
이 의견은 조금 자신이 없긴 합니다만, 막심님 연주가 ... 좀 단순해졌다는 느낌이었어요.
가령 원래 악보가 100이었다면 그 악보의 70~80을 치는 느낌?
그런 갠적인 감상이었습니다.
 
그래도 중간의 솔로는 화려했어요 ㅠㅠ
역시 저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 사이보그일거야ㅠㅠㅠㅠ
하고 속으로 눈물을 좔좔 흘리면서 마치 하나의 행위예술과 같은 무대를 감상했습니다.
 
 
 
사실 이번의 콘서트는 저번 서울시립청소년교향악단과의 협연 다음으로 실망스러웠던 게 있어서( '') [그 때는 그 청소년교향악단의 실력이 형편없었기에 orz]
어느 쪽이냐 할 것 같으면, 중간에 막심씨 쉬러 들어가시고, 남은 멤버들끼리 보여준 바이올린 드라이브가 더 감동적이었는데 그 곡은 대체 무언가요!?
안그래도 요즘 본드 안 나와서 심심한데 ㅠㅠ 팬 되게 생겼습니다ㅠㅠ
 
 

 
아아 -
제가 이러쿵저러쿵 얘기해봤자 결국 담번에 막심님 또 내한콘서트 하신다카믄
또 당장 사재 털어서(!?) 가게 될것이 분명합니다만 ㅠㅠ
 
그때는 좀더 만족스러운, 감동을 선사하는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이팅 ... orz
 
 
 
 
 
p.s:
친구 얘길 들어보니, 인터미션이 없었다는게 충격이었다(?) 하더라구요.
아, 그러고보니 없었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