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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태양과 비와 : 끝나지 않는 낙원


[꽃과 태양과 비와(花と太陽と雨と)]라는 PS2용 소프트를 DS에 이식하여 2008년에 발매된 작품입니다.



저는 일본의 게임 공략 리뷰어 중 저와 대략 취향이 비슷한 사람의 사이트에서
우연히 알게 되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만... 이 게임 참 쩌네요 = = ;;;;

플레이하다가 하도 놀래서, 간단히 조사해 보니
정말 PS2 시절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소프트였던 모양입니다.
(물론 저는 PS2로 해본적은 없습니다만)

일단 기본적으로는 '의뢰가 있다면 무엇이든 찾는다'라는 모토(이자 직업)를 가진 주인공이
어느 외딴 섬의 유일한 호텔 '꽃과 태양과 비와'(이게 호텔이름이었다는 것에서부터 쇼크)에서
테러리스트에 의한 섬의 폭발을 막기 위해 활약! ... 하고 싶었으나
이 주인공의 명성(?)을 안 각종 호텔 투숙객으로부터 계속해서 들어오는 의뢰를 해결하고 있는
현재로서는 그런 내용입니다 ;

뭐 저도 아직 끙끙 참아가며 플레이중이니 언젠가는 엔딩 보겠지만요 = =



엔딩도 보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꼭 리뷰를 적게 만드는,
숨막히게 쩔었던 점을 몇가지 적어보자면,



1. 오프닝이 쩝니다.



위는 홍보용 영상(PV)입니다만, 앞부분에 대략 90년대 초 뮤직비디오 삘의 영상이 나오는게 보이시죠?
그게 이 게임의 오프닝 부분이었습니다 = = ...
처음엔 우와 무려 실사로! 대단한데? 싶다가도 ... 나중에 저처럼 참을성 없는 인간은
"아놔 이거 왤케 길어!!!"
라고 기어코 한소리하게 만드는, 심각하게 정성들여 만든 영상입니다 = =...
하긴, 플스용 게임이었으니까요 ( '')




2. 그런거 치곤 그래픽이 또 너무 쩔어 orz

각잡은 폴리곤 그래픽, 이야...
이제 와서 이런 그래픽을 보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까 보신 영상 후반부에 게임 플레이 부분이 나옵니다)
아니 애당초 인물 일러스트하고 폴리곤 표정하고 전혀 안 맞아 !!!!

...그래픽 이런 줄 미리 알았으면 안했을거야!! 라는게 솔직한 감상입니다.
너무 성의가 없어 ... 플레이어를 지치게 만드는 그래픽 ㅠㅠ

이 정도 그래픽이니까 저 엄청난 오프닝 무비를 넣고도 DS에 들어갈 수 있었겠다 싶긴 하지만 ㅠㅠ
일단은 한번 시작했으니까 끝이 궁금해서 열심히 참으면서 하고 있습니다 ㅠㅠ




3. 어이없는 스토리

음... 뭐랄까요, 플레이어의 정신을 그저 멍-하게 만드는 안드로메다급 설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건 뭐 개그도 아니고,
사건 하나 해결하면 비행기 터지고,
거기서 필름 끊겨서는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쓰러지고(이게 무려 매일매일 반복됩니다)
첫날엔 방에서 못 빠져나가더니, 둘째날은 계단을 못내려가고, 셋째날은 그 다음 계단을 못내려가다니...

게임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엄청 중후하면서(거기엔 섬세함을 모르는 각잡은 폴리곤의 영향도 큽니다 = =)
인물들이 떠드는 내용은 그저 허탈할 뿐... 쓸데없는 대사, 정말 쓸데없이 많아 !!!

아 진짜 이거 엔딩이 걱정된다고 해야 할까요 ...
일단 호텔 밖으로 어떻게든 나오긴 했는데 ㅠㅠ 갈길이 멉니다.

주인공 몬도 스미오라는 작자는 명색이 해결사(?)인 주제에
폼은 진구지 사부로 급으로 실컷 잡으면서, 정작 본성을 들여다보면
자기 가방(암호해독기)에 캐서린이라 이름붙이고 공공연히 "저의 그녀입니다"라 카고 다니는 초딩 ...
그러니 온 동네 캐릭터들이 다 밥으로 알지 = = ...



4. 그래도 음악은 좋은 의미에서 쩝니다 ㅠㅠ

다양한 클래식 명곡들을 크로스오버 풍으로 만들어서 깔아놓았는데
휴우, 그나마 쓸만한 부분입니다.
솔직히 BGM까지 뷁했으면 정말 짱났을거야 ...

라면서도 지금까지 침대에서 누워 잉여짓하며 플레이하다 잠든것이 몇번째인지 ;;




5. 호불호를 가리기 어려운, 쩌는 수학적(?) 추리 시스템

여타 추리게임들이 사건의 상세를 조사하면서 증거/증언 등을 입수하여 범인을 밝혀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이 게임은 ... 긁적긁적 ...
인물들이 던지는 각종 황당한 요구들에 맞춰,
초반부에 입수한 가이드북을 뒤적거려가며 주제에 알맞는 숫자를 찾아서 해독기에 넣고 돌리면
사건이 하나 해결되는? 그런 기묘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답이 다 숫자. 푸는 과정에는 사칙연산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

딱 찝어 말하자면 대학교에서의 오픈북 테스트 ... 음음 딱 그렇네요.
어떤 의미로는 참신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난이도는 뭐 받아들이기 나름입니다.
아무 대책없이 어렵지도 않고, 꼭 공략을 봐야만 깰수 있는 수준도 아니구요.
그렇다고 걍 멍하니 대사 스킵만 하다간 중요한 정보를 놓칠수도 있기에 적절한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

어-쩌면, 그 유명한 레이튼 교수 시리즈의 어른 전용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게임 자체가 여러가지 의미로(그래픽이든 시스템이든)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하기 때문에
애당초 성인전용 게임이라 해야겠군요 - - ...





많은 유저들이 지적하는 부분입니다만, 정말 '플레이어를 가리는 게임'입니다.
허접한 그래픽, 황당한 시츄에이션, 조악한 조작감 ...
이 모든 것이 당장 초반부터 인내심 없는 플레이어들을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요소니까요.

영화로 얘기하자면, 전국 흥행수 1위를 달리도록 잘 팔리는 헐리웃 영화가 있다면, 
한정된 팬에게 열광적으로 사랑받는 인디(내지는 마이너) 영화도 있지 않습니까.
이 게임이 바로 그런 후자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http://bbs1.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547/read?bbsId=G007&articleId=29&itemId=78063
우리나라에서도 위와 같이 극찬하시는 분의 리뷰도 있거덩요.
관심이 생기셨다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일단 인내심을 가지고 플레이하고 있는 저는, 과연 그런 팬이 될 수 있을까요 ㅠㅠ
어쨌든 엔딩이라도 기어코 보고 말렵니다 ㅠㅠ



일본어 능력 요구도 : ★★★★★
가이드북을 읽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
그래픽 : ★
용서가 안됩니다.
사운드 : ★★★★
꽤 중독되게 만드는 신선한 클래식 크로스오버.
스토리 : ?????
이 뭥미? ... 엔딩 보고 재평가해야 할듯
난이도 : ★★★
사칙연산 능력, 집중력 상당히 요구됨
몰입도 : ★★
제작자도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그냥 ... 남쪽나라 섬에서 편안히 잉여짓한다는 기분으로 즐겨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