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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거닐다/찾아가기

연극 국화꽃 향기 후기

 

 

 


소재도 내용도 워낙에 유명하다 보니

나도 일단은 어디서 주워들어 아는 내용이었는데

그런데도 정말 찡하게 슬펐다.
아마 배우들이 너무 열연을 펼쳐 주시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몰입하고 말았나 보다.

두 번 정도 찡하고 시큰했는데,
두번째야 뭐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이었고
첫번째가... 좀... 남들에게는 아무렇지 않았을 부분이 슬펐다.

대학 선후배 사이였다 사회인이 된 연상 여주랑 연하 남주가 재회하던 날,
한사코 남주의 마음을 거절하고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져 자는 여주를
남주가 찾아와서 자기 웃옷을 벗어 덮어주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겨 뉘여놓고 어루만지면서
자기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느냐며
자기가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아느냐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니? 라고 독백 하는 장면이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데 ㅎ
넓은 품과 따스하고 큰 손이, 나도 모르게 갑자기 떠올라 잠깐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고보면 그런 날도 있었지...

 

옆에서 은은하게 들려오는 피아노, 바이올린 라이브와

남자 주인공의 노래가 너무 아름다운 연극.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었을 아련한 사랑을 생각나게 하는 ...

굉장히 잘 만든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