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가 구로지사로부터 산후관리사 서비스를 2주 이용했다.
부디 나처럼 눈탱이 맞는 사람이 없길 바라며 쓰는 후기.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이트에서 검색해봤을 때
이 업체가 등급이 제일 높아서 믿었던 게 패착이었다.
출산 전 업체에 연락하여 지사장이라는 분과 상담을 했다.
이미 그때부터 뭔가 대화가 참 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A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자꾸 B 말씀에 이어 C 말씀을 하셔서
가장 필요한 대화를 이어가기가 힘들다는 느낌이었음.
이때 진작에 다른 업체로 바꿀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아이를 낳고 조리원 퇴소날이 월요일이라, 이날부터 2주간 출근을 요청드렸다.
다음은 2주 동안 있었던 해프닝들.
1. 출근 첫날, 엉뚱한 주소로 가심.
내가 사는 곳이 아닌 엉뚱한 주소로 가셔선 왜 문을 열어주지 않느냐고 연락하셨다.
우리 주소는 거기가 아니라고 했더니 상당히 당황하셔서는 15분 쯤 후에 도착하셨다.
나중에 듣기로는 마트 있는 건물이라고 해서, 당연히 그쪽인줄 알고 가셨다시는데
이게 말이야 방구야.
어쨌든 그날 시간은 추가로 채우고 가시긴 함.
2. 손을 씻지 않으심
3일째인가 문득 보니 아침에 출근하셔서는
손을 씻지 않고 아이에게 인사하고 아이 용품을 만지시는 거다.
어어? 설마? 라고 생각했는데 더 놀라운 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서도 손을 안 씻고 바로 나오시는 것이었다.
우리 집이 워낙에 좁기 때문에
거실에 있으면 집안에 있는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을 볼 수밖에 없는데
세면대건 싱크대건 어디에서도 이분이 손을 씻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업체에 문의했더니, 자기네들은 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며
개인의 일탈이니까 관리사에게 직접 피드백하란다.
이것도 말이야 방구야? 화딱지가 나서,
이렇게 기본적인 것부터 교육이 안되어 있는 상황을
고객더러 알아서 해결하라는 거냐?
라고 강하게 항의했더니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나중에 전달받기로는, 관리사는 하루에 열댓번이고 손을 씻어서
손이 부르틀 지경이라고 했단다.
그리고 자기는 화장실에서 손을 안 씻고 주방에서 손을 씻는다고,
자긴 분명히 씻었다고 했단다.
거짓말도 정도껏 하셔야지.
내가 상주하고 있던 위치는 화장실과 주방이 모두 보이는 위치다.
이분이 손을 안 씻는다는 것을 눈치채고 나서는,
거기서 이분이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오실 때마다
손을 몇 번 씻었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운 좋게 화장실에 갔다가 바로 주방일을 하실 때 빼고는
손을 씻는 꼬락서니를 본 적이 없었다.
이 내용을 다시 얘기하면서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항의했더니
다시 주지시키겠다고 하셨다.
다음날, 관리사님은 내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자기는 주방에서 손을 닦는다는 이야기를 본인 입으로 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이슈가 있으면 업체말고 본인한테 직접 하란다.
어쨌든 그날부터는 오며가며 손을 잘 닦으셨기 때문에
나도 더이상은 언급하지 않았다.
3. 청소를 안 하심
산모 생활공간 청소는 산후관리사의 기본 업무로 들어가 있다.
첫날 청소방법에 대한 논의를 했고,
청소기가 필요하시다길래 창고에서 꺼내드렸다.
원래 우리는 로봇청소기를 썼는데,
아이 용품이 너무 많아지고 나서는 로봇청소기를 돌리기 힘들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관리사님께 맡기기로 한 거다.
문제는 3일째가 되도록 청소기에 손을 대는 모습을 아예 못 봤다.
심지어 바닥 청소에 쓰시라고 전동 물걸레기도 위치랑 사용방법 알려드렸는데
어느 쪽이건 손을 대시는 걸 못 봤다.
그래서 이것도 앞의 손 씻기 이슈랑 같이 업체 측에 항의했더니
다음날 해명하시기를 로봇청소기가 있어서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가끔 눈에 띄는 더러운 거나 물티슈로 좀 치웠다고 하시는 거다.
이것도 말이야 방구야...
내가 얼마나 청소를 안 하시는지 보려고,
거실 한 가운데 떨어져 있던 먼지 조각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이틀 내내 그 친구는 그 자리에 있었단 말이다.
어쨌든 이것도 업체 측에 강하게 항의한 날 이후로
매일 청소기와 물걸레기를 사용하시며 해결은 됐다.
다만 청소를 어떻게 하시는 건지
바닥의 머리카락이 맨날 그대로 있어서-_-
여전히 짜증나긴 함.
4. 설겆이가 제대로 안 됨
첫날 계란찜을 해달라고 부탁드려서 먹고서 그날 저녁,
그릇 보관대에서 그릇을 꺼냈다가 깜짝 놀랐다.
설겆이해서 넣어두신 그릇에 계란찜 조각들이 그대로 붙어있는 거다.
이틀 후에는 엎어져 있는 컵을 꺼냈다가 소리를 지를 뻔했다.
컵 안에 갈색 얼룩이 가득 들어 있는 거다.
본인이 차를 드시고 컵을 헹구지 않고 그냥 보관함에 엎어두신 것 같았다.
진짜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가?
젓가락도 앞뒤 구분 없이 그냥 막 꽂아두셔서,
먹는 부분이 바닥에 닿는걸 극혐하는 입장에서 미쳐 돌아가실 지경이었다.
그래도 이런 건 그냥 내가 예민한 거니 참고 넘어가겠는데,
대체 설겆이를 안 한, 또는 제대로 안 된 상태의 그릇을 그냥 막 꽂아놓는 건
도저히 이해를 하려고 해도 할 방도가 없지 않은가?
5. 세탁 요청사항을 지키지 않음
처음으로 세탁기를 돌리시는 날, 세탁기 사용방법을 물으시길래
아기용 세제도 다 꺼내드리면서
아기 용품은 냉수로 돌려주시고 세탁망을 이용해달라고 부탁드렸지만,
다음날 뜨거운 물 모드로 돌려놓으시는 모습을 내가 발견하고야 말았다.
이분은 항상 퇴근 전에 세탁기를 돌려놓으셔서,
꺼내서 널어놓는 건 맨날 내 일이었는데
세탁이 완료됐다고 해서 세탁기를 열어봤더니
세탁망에 넣지도 않고 돌려놓은 아기 옷이 나오는 건 보너스!
6. 젖병 열탕 소독 후 방치함
내가 직수완모러라 젖병 쓸 일이 거의 없긴 했는데,
한번 나갔다 올 일이 있어서 중탕해동한 모유를 먹여주셨다.
그날 열탕소독기에 젖병을 넣어서 돌려주신 것까진 좋았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ㅋㅋㅋㅋ
내가 3일 후에 그 열탕소독기의 물 안에
젖병이 그대로 빠져 있는 걸 발견한 거다.
즉 열탕소독이 끝난 후 그 상태 그대로 방치하셨다는 것.
젖병을 빼서 건조대에 걸어두지 않았으니
젖병 안에도 물이 그냥 고여 있었다.
아니 이럴 거면 열탕 소독하는 의미가 있겠냐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온갖 육아용품 사라는 시어머니 잔소리
앞서 말했지만 나는 직수완모러라 젖병 쓸 일이 없다.
완모에 대한 굳은 의지를 가지고
조리원에서부터 열심히 훈련해왔기 때문에
완분이나 혼합수유 레벨의 용품은 필요하지 않았고,
그래서 유팡 같은 걸 미리 살 필요가 없었다.
근데 자꾸 유팡을 사야 육아용품 소독을 하고 보관도 깨끗하게 할 수 있다는 거다.
여기서 말해두지만 우리집은 딱 둘이 살기에 좋은 아주 작고 귀여운 오피스텔이다.
유팡이고 나발이고, 이미 아기용품으로 방 하나가 창고가 된 마당에...
게다가 이미 집에 있는 의자를 활용해서 수유 자세를 잡았고
오케타니 선생님이 와서 보셔서는 뭐 너무 잘 하고 계셔서
더이상 피드백할 게 없다고 하실 정도의 수유폼을 잡았는데
나한테 수유 자세가 안 나온다며 수유용 의자나 소파를 따로 사야 한다고 하셨다.
한번은 괜찮아요~ 하고 넘겼는데 결국 또 말씀하시길래,
님이 생각하는 그런 의자 쓰면 내 뒤틀어진 허리 아작난다고 말씀드렸다.
한번은 애 쪽쪽이가 필요하다고 해서 급하게 주문했더니
1주 뒤에 애 쪽쪽이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단다.
때마침 선물받은 타사 쪽쪽이가 있어서 그걸 꺼냈더니
이 모양은 애들이 안 물고 싫어하니 어쩌니 하신다.
정작 꺼내서 아이한테 물렸더니 얼마나 잘 빨던지?
본인도 멋쩍은듯, 이게 제품이 좋네~ 이러신다.
8. 산모 따위는 존중하지 않는 식사
모유수유하려면 미역국을 먹어야 한다며 한솥 가득 끓여주셨다.
안그래도 조리원에서 주구장창 미역국 먹었는데
집에 와서까지 먹는게 너무 고역이라 조금만 끓여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니 그럼 내가 매일 끓여야 하잖아요?" 라고 하심.
"아니 그럼 안 끓이시면 되잖아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다가 들어감 ㅋㅋㅋㅋ
진짜 이 나라 어르신들의 미역국에 대한 엄청난 맹신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느 날은 김치전을 간식으로 주셨는데 밑바닥이 다 타 있었다.
"워메 바닥이 다 탔네요?" 했더니 알아서 골라내서 먹으라고 하신다.
또 어느 날은 팽이버섯전을 간식으로 주셨는데,
하도 질척거려서 안을 갈라보니 속이 하나도 안 익어 있더라.
그래서 말씀드렸더니 원래 그런 것이니 그냥 먹으라고 하신다.
원래 그렇다고요? 어제 반찬으로 주셨던 팽이버섯전은 안까지 바짝 익었는데요?
게다가 내가 잇몸이 아파서 딱딱한 걸 먹기 어려운 상황인데
본인이 농사지어서 캐온 거라며 생당근을 간식으로 제공해 주셨다.
당연히 못 먹었다.
다시 쓰면서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한두개가 아니다 싶은데
그럼에도 어쩄거나 아이한테는 잘 해주시고,
다른 분으로 바꿨다가 또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서
꾹꾹 참고 2주를 버텼다.
서비스를 받는 입장에서 '버틴다'라는 표현을 쓰는게 맞는지 정말 의문이긴 한데...ㅋㅋㅋㅋ
아무튼, 관리사 개인의 문제보다 더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파견하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드림가 쪽의 태도다.
관리사 이슈로 지사장님과 몇번 통화를 했는데
매번 통화 때마다 반복되는 레퍼토리가 이렇다.
"우리는 잘 교육했는데... 우리가 교육을 엄청 빡세게 하거든요."
> 어쩌라고요... 그 교육한 결과가 이렇잖아요.
"아니, 그분 다른 집에서는 항상 칭찬만 받는 분이고 연장 요청이나 지정 요청도 엄청 많은 분인데..."
> 어쩌라고요... 우리집에선 이렇잖아요.
"아유, 제가 어린이집 원장을 18년 동안 했는데..."
> 어쩌라고요...
"이분이 저랑 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데, 나이도 좀 위셔서요. 제가 아무리 말씀을 드려도 잘 안 들으세요~"
> 어쩌라고요? 그러면 더더욱 공사 구분하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니~ 이분이 그렇게 꽉 막힌 분이 아니니까, 산모님이 잘 말씀해보세요~"
> 어쩌라고요? 고객의 피드백을 잘 전달하는게 당신이 할 일 아닌가요?
진짜 매번 이런 식이었다 ㅋㅋㅋㅋㅋ
불만사항을 얘기할 때마다, 해당 관리사는 그런 피드백을 들은 적이 없는 분이고,
본인은 항상 철저하게 교육한다며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자꾸 다른 이야기를 꺼내서 대화 내용을 벗어나려 하니까
한번 전화할 때마다 진짜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와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러니 여러분,
저처럼 암걸리고 싶지 않으시면 드림가 구로지사 쪽에는
산후도우미 요청을 하지 마세요.
물론 굳이 하시겠다는 걸 말릴 수는 없고,
그저 제대로 된 전문가 분이 오시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