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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을 거닐다

제7회 태터캠프 다녀왔습니다- 자원봉사자로!


카메라를 잃어버린 통에 사진은 없고,
간단하게 글로 포스팅해볼까 합니다 :)

[...랄까 졸업시험 다 통과하고 돌아온 블로그, 엄청나게 오래간만이네요 ~]



오늘은 구글 코리아에서 제7회 태터캠프가 열리는 날이었스니다.
이전부터 태터캠프에 관심은 많았는데, 개발자분들만의 모임이라는 오해와 편견[!?]으로 참석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이번에 용기를 내서 대뜸 들이댔네요 ^^;;;
(...절대 구글 본사를 꼭 한번 구경해보고 싶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것도 무려 첫판부터 자원봉사하겠다고 들이댔는데,^^;
무모한 도전치고는 보람이 컸습니다 -

자원봉사라 좀 일찍 들어갔는데 딱히 해야 할 일이라거나 지정을 안해주셔서
순간
'읭? 이거 뭥미? 알고 보니 자원봉사 필요없는거?'
싶었습니다만

그 다음 순간 든 생각이
'왜이래 아마추어도 아니고-_- 일을 시켜야만 하는 노예근성은 언제 버릴텐가 자네'
 ( '');;;;;

아, 저도 성인이었죠.  킁.
알아서 주위 눈치 살펴가며 의자 나르고 들어오시는 분들 맞이했습니다 ㅎㅎ
사실 이런 행사 자원봉사라거나 안내역 하는 것도 처음인데 은근히 적성에 맞더군요? ;;



1. 발표시간

개발자 분들이 많은 만큼,
처음에는 못 알아듣는 이야기만 나올까봐 무지 걱정했는데,
평소에 제가 궁금해하고 고민하던 부분에 관한 내용을 발표해주신 덕분에
적성 안 맞는 대학 강의에서는 10분 내로 곯아떨어지던 제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풀가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 블로그와 마이크로 블로그

사실 저는 어느 쪽이냐 하면 단문보다는 장문이 더 생각을 정리해 표현하는데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근데, 그런 생각으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었음에도, 이상하게 포스팅 한 번 하는 것 자체가 무쟈게 어렵게 느껴지더군요.

사실은 제게 있어서도 '쓰기 어렵다'란 UI가 어려운 걸 뜻하기에, 저 스스로도 제가 블로그를 어려워한다는 생각은 못하고 그냥 막연히,

'...아 왜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기가 싫지'

라고 생각해 왔을 뿐입니다. 


근데 오늘 발표를 듣고보니 이게 어려운 게 맞더군요 = = ;;;;
어느 샌가 '진지하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포스트만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일종의 '규범'이 블로그 세계에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천성 비주류인 제가 갑갑함을 느끼게 된 겁니다.
'배설해선 안 될지어라' ... 이 계명이, 퇴고를 꺼리는 귀차니스트들이나 순간의 감성을 따르는 유목민들을 블로거로서의 생활에 정착하지 못하게 하는 '벽' 역할을 하고 있었던 거죠.


암튼, 그러다 꽤 오래 전에 마이크로블로그인 미투데이를 발견했습니다.
신기한 생각에, 가입해서 첫 짧은글짓기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그 순간 이런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지금 블로그 세계는 '진지하고'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포스트만이 가치있다고 여겨지는 상황인데, 이렇게 '내용의 깊이나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는 마이크로블로그가 과연 현재의 블로그 세계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인가?

... 네에, 김연아 선수 덕분에 지금 꽤 위협을 받고 있죠.

이건 발표자분께서 하신 농담이고,
사실 뭐 역사라는 흐름이 그러합니다만, 인터넷 서비스라는 세계에서도 주류는 천년만년 주류 자리를 꿰차고 있지 못합니다.  이용자수가 피크를 쳤다 하면 그 다음부터는 하향 곡선을 그리다 결국 다음 타자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곤 합니다.
한 때의 채팅 서비스가 그랬고 미니홈피 서비스가 그러하죠.

언젠가는 블로그도 그런 운명을 맞을 날이 오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제 예상과는 달리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가 블로그의 입지를 위협하게 되었네요.
이런 모습들을 지켜보며, 앞으로 마이크로블로그와 블로그의 상관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 블로그는 이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곧잘 하곤 했는데, 스스로는 이렇다 할 답을 찾지 못하던 중, 오늘 태터캠프에 참가한 덕분에 진짜 가려운 데 긁듯 명쾌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마이크로블로그와 블로그를, 작은 가방과 대형 화물 컨테이너에 빗댄 것은 참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둘은 똑같이 '물건을 담는 역할'을 하지만 그 담는 물건의 질과 양은 서로 다르며,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할 수가 없는 관계인거죠.

마이크로블로그가, 사람들이 블로그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면서도 마음껏 블로그를 이용하지 못하는 부분을 정확히 찝어 공략한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블로그가 마이크로블로그로 대체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마이크로블로그는 블로그보다 표현의 속도가 빠르고, 패스트푸드처럼 가볍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깊이를 다루지 못한다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고, 이 한계는 마치 슬로우푸드처럼,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는 블로그만이 채울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리하여 발표자분께서 다음에 제시해 주신 것들이, 마이크로블로그의 장점을 활용하여 블로그를 친숙하게 하는 윈윈 전략이라 할 만한 텍스트큐브 플러그인들이었습니다.

이름도 포인트-라인-스퀘어로 오우 기럭지 ;;;
'라인'서비스 시연을 보니 진짜 쓸 만하다 싶더군요. 
...텍스트큐브에도 발을 담가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게 생겼습니다.

아무튼... 이 발표에 대한 감상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감동적'이었습니다 ㅠㅠ



- 다음 티스토리

장래 서비스 기획에서의 활약을 꿈꾸는 저로선 다음 티스토리팀의 발표내용도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고 해야 할까요.
아아 정말 저도 그런 서비스를 하나 짠하고 만들어 낼 만한 인재가 되어야 할텐데 ㅠㅠ

제가 항상 동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저만 그런가요? ㅠㅠㅠㅠㅠ

... 한편으로,

발표자분께서 유저분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몇번에 걸쳐서 하시던데 ㅎㅎ;;
... 티스토리 좀 열심히 써야지 ...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지금으로선 블로그를 어려워 하는 게 제 한계입니다 ㅠㅠ
으헝헝 극복할거예요 ㅠㅠ




2. BoF

사실 지금까지 블로그 행사로 '제1회 블로그축제'도 가보고 포스팅은 하지 않았지만 상당히 크게 개최되었던 블로그 컨퍼런스도 다녀왔습니다만, 그 어떤 행사보다도 이 태터캠프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것은 BoF 시간이었습니다.

몇 가지의 주제에 따라 관심 있는 블로거들끼리 소그룹을 형성해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라니 ... 진정 우리나라에 이런 행사가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제1회 블로그축제를 재미없게 만든 것도, 블로그 컨퍼런스 끝나고 남는 거 없게 만든 것도 바로 이런 '소통의 장'의 부재였거든요 !!!


제가 있던 그룹은 그저께 제가 태터캠프 블로그에 댓글에 남겨두었던 '카페와 블로그의 상관관계'에 관해 토론을 했습니다.
...처음엔 블로거 행사에 '카페'라는 키워드를 끌고 왔으니 아무도 이 주제로는 참가 안 하실 줄 알고 바짝 쫄았는데, 다행히도 알짜배기 토론자님들이 와 주셔서 ㅠㅠ 정말 좋은 얘기들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__)

제가 카페 운영을 좀 오래 해 온지라 ;; 카페 운영에도, 개인적인 블로그 운영에도 관심이 많습니다만.  제가 운영하는 카페를 비롯하여 요즘의 전반적인 소규모 카페들의 침체화와 블로그 문화의 주류화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블로그'가 '카페'를 망하게 하고 있다!!!" 라는 주장을 가지고 있었구요. 
아무튼 이런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의문점을 바탕으로 감히 꺼내든 주제였습니다만, 오늘의 훌륭하신 토론자분들 덕분에 현명한 답을 충분히 얻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앞뒤 다 자르고 간단히 요약하자면

'블로그'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카페'의 폐쇄적, 포털 종속적 벽을 허무는 것이 답이었습니다.

...토론 내용을 쭉 적고 싶은 마음은 간절합니다만 영업기밀[!?!?]...은 아니고 너무 졸려서 ㅠㅠ 헥헥 ;;; 이쯤 접을랍니다.





......
정신없이 하루가 가고, 집에 돌아오니 9시가 넘었군요 ...
서두에서 간단히 쓰겠다던 후기가 ... 또다시 장문의 압박이 되고 말았습니다 ㅠㅠ
하여튼 이 장문포는 한번 쏘기만 하면 ㅠㅠ ;;;

오늘, 정말 많은 걸 얻고 돌아온 느낌입니다 !
...무엇보다도 간절히 목표하는 다음에서 서비스 기획하시는 선배님(www.kyjean.net)을 만나뵌게(그것도 무려 제게 친히 말 걸어주셨음에) 킹왕짱 영광이었습니다 ㅠㅠ

담에 또 열리면, 또 선착순 찍을 겁니다 !!
유료라도 갈 겁니다 !!
으흐흐 ... 오늘은 잠 못 이룰 밤이 되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