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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거닐다/키워보기

구로구 맘스퀘어 산후조리원 2주 솔직 후기

일찍부터 육아휴직을 쓴 남편이 함께 머물 수 있으면서

모자동실 & 모유수유를 서포트해줄 수 있는 환경을 갖춘 산후조리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내 기준 산후조리원을 고를 때 중요시한 포인트를 적어보자면...

 

- 모자동실 & 모유수유 친화적인가?

- 남편 상주가 가능한가?

- 주차나 접근성이 편한가?

- 신생아실 컨디션이 좋은가?

- 개인실 방음이 괜찮은가?

- 밥이 맛있는가?(...)

- 마사지 평은 좋은가?

- 가격이 합리적인가?

- 모션베드가 있는가?

 

적어보니 생각보다 많네 ㄷㄷ

아무튼 이런 기준으로 이 근방 조리원 후기를 열심히 검색해봤는데

다른 조리원은 방음이나 주차 관련해서 아쉬웠다는 평들도 있고

맘스퀘어 산후조리원이 어쨌든 역사가 좀 있다 보니 이래저래 노하우도 있음직하고

특히 밥이랑 마사지 하나는 좋다는 후기가 많아서 일단 여길 먼저 보기로 했다.

 

출산을 몇달 앞둔 상황에서 남편과 방문해봤는데

집에서 접근성도 좋고 원장님 마인드도 좋아 보여서

당일 바로 디럭스룸으로 2주 계약을 진행하고

마사지도 풀패키지로 끊었다.

 

그리고, 마침내 고난의 출산을 마치고(...)

2주 조리원 생활 스타트!

 

내부 시설 사진은 다른 후기들에도 많으니

나는 실제 겪으면서 느낀 장단점 위주로만 적어본다.


 

- 쾌적한 신생아실 환경과 믿음직한 베테랑 선생님들

선생님들이 아가들을 정말 예뻐해주신다.

모유수유하러 갔다가 어떻게 이렇게 예쁜 아기를 낳았냐고 등짝도 맞았다(...)

 

신생아실 환경도 너무 쾌적하고, 내 방보다 환경이 좋아보여서ㅋㅋㅋㅋ

모유 먹이고 나서 푹 재우고 싶을 때는 그냥 아기를 신생아실로 반납했다.

기저귀에 센서가 있어서 소변 보면 바로 불 들어오는 것도 신기함.

기저귀 발진 걱정은 내려놔도 된다.

 

어떤 조리원은 신생아실과 개인실이 다른 층에 있기도 하던데

여긴 신생아실과 개인실이 같은 층에 있으니

수유콜 대응이나 모자동실, 유축 모유 전달 전반적으로 다 편했다.

 

쭉 모유수유하겠다고 했더니 자세도 잘 봐주시고

새벽에도 유축 모유 갖다드릴때마다 수고했다고 한마디씩 해주시고...

모든 선생님들이 친근하니 좋은 분들이었다.

 

모자동실은 1일 2회인데, 원하는 만큼 아이랑 함께 있을 수 있다.

덕분에 모유량도 순조롭게 늘고,

아이랑 수유자세 합도 자주 맞춰본 덕분에

퇴소 즈음에는 완모 가능한 컨디션을 갖추고 나올 수 있었다.

집에 와서 수유 매니저님이 내 수유 폼을 보더니 더 피드백할 게 없다고 하심.

 

참, 모유/분유는 전적으로 엄마 의견 존중해주시니

완분 예정이라 해도 절대 부담 가질 필요 없다.

 

 

 

- 완벽한 신생아 컨디션 관리

매일 아침 원장님이 방으로 오셔서

아이 건강 상태, 체중, 황달 수치 등 브리핑해주시는 부분이 소소하지만 좋았다.

 

사실은 아이가 중간에 황달 수치가 좀 높게 왔었는데,

분유 위주로 먹이면서 최대한 빨리 빠지게 해주시고,

수치 좋아지자마자 바로 다시 모유 직수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이것도 정말 감사한 부분이다.

 

 

 

- 프라이빗한 분위기

식사는 개인실 안에서 하게 되어 있어서, 다른 산모님들과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다.

남편하고 둘이서 오붓하게 매일 밥먹으니 마치 호캉스 온 기분이기도 했고...

 

조동 만들고 싶어서 조리원 오시는 분들한테는 단점일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극 I 성향인 내 입장에서는 상당한 장점이었다.

 

또 남편 외 면회금지 정책이 은근히 마음이 편했다.

처음엔 시부모님이나 우리 엄마한테나

예쁜 아기를 얼른 못 보여드려서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이게 맞다...

조리원에서 산모는 레알루 바빠서 손님 맞이할 여유조차 없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 명불허전 마사지실

마사지실 선생님이 두 분 계셨는데 두 분 다 손이 야무지시고, 베테랑들이시다.

뒤틀린 골반과 허리가 이분들 손만 닿으면 행복해했다.

후기가 좋은데는 다 이유가 있다.

 

출산 때 출혈이 심해서 그런지

생애 처음으로 엄청 낮은 컨디션 상태로 골골대고 있었는데

마사지를 매일 너무 잘 받아서 그런지

산후 일주일 진료 때 산부인과 원장님이 회복력 너무 좋은 거 아니냐고 놀라실 정도였다.

 

마사지도 마사지지만, 산모 컨디션 살피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것도 정말 감사했다.

 

여긴 기본 마사지실이랑 유방 마사지실이 따로 있는데,

유방 마사지는 추가금이 있다고 한다.

 

근데 마사지실 원장님이 첫회차에 유방을 같이 좀 만져주셨는데

그때 유선을 잘 뚫어주신 덕분인지,

추가 유방 마사지 없이도 젖몸살 없이 모유가 잘 나오기 시작했다.

 

유축량도 중간에 정체기가 한번 왔는데,

마사지실 원장님 조언 듣고 3시간 텀 무시하고 잠을 푹 잤더니

폭풍처럼 양이 늘었다 ㅋㅋㅋㅋ

 

퇴소 며칠 남은 시점에서 130ml 찍어서

원장님이 양 그만 늘려야한다고 말씀하실 정도...

결국 퇴소일 아침 150ml 찍어버림.

 

 

 

- 완벽한 산모 사육 환경(...)

밥스퀘어라는 별명답게 매일 삼시세끼랑 간식이 미친듯이 잘 나온다.

혹시 몰라서 간식거리를 좀 챙겨왔는데, 도저히 먹을 틈이 없을 정도였다.

 

매일 아침마다 남편용으로 제공되는 딸기잼+땅콩버터 토스트가 탐났지만,

내 밥이 워낙 잘 나와서... 먹다보면 남의 토스트 탐낼 새도 없었다.

 

미역국은 하루에 두 번 나오고

생선구이도 하루에 최소 한번씩은 나온다.

독립한 이후로 이렇게 생선구이 많이 먹은 적이 처음이다 ㅋㅋㅋㅋ

 

식단에 대해서는 융통성 있게 조절이 가능한 것 같으니

혹여 생선구이 안 좋아하시는 분들은 미리 말씀을 드리도록 하자.

 

아, 다만 한 가지...

남편 상주가 허락되는 것 치고는 남편 식사가 따로 추가가 안 된다는 점,

이게 상당히 아쉬웠다.

돈을 추가로 내더라도 남편 식사를 같이 주문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주변에 마땅히 밥 먹을 식당이 여럿 있는 것도 아니어서 ㅠㅠ

 

 

 

- 대로변 위치 & 주차 공간 넉넉

대중교통으로는 접근성이 약간 애매하긴 한데

어차피 대부분 자차로 이동하는 입장에서는 대로변에 위치한 건물이 편하긴 하다.

게다가 주차공간도 아주 넉넉해서, 중간중간 남편이 일 보러 왔다갔다하기 좋았다.

우리가 후보군에 넣어뒀던 광명사거리 쪽 조리원에 비하면 대단한 장점이라고 생각함.

 

창문을 닫아놓으면 방음은 상당히 잘 되는 편이라고 봤는데,

그래도 대로변에 있다보니 환기하려고 창문을 열어놓으면

바깥 소음에 무방비가 되어버리긴 함.

특히 오토바이... ㄷㄷㄷ

 

 

 

- 철저한 AS 정책

일단 하나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원장님이 피드백을 정말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대응해주신다는 거다.

 

조리원 생활 중 룸 컨디션 관련해서 몇 가지 문제를 겪었는데

일찍 말씀드렸으면 좀 더 편하게 생활했을 것을

원장님도 어쩔 수 없는 고질적 문제일 줄 알고 참았다가

나중에야 원장님께서 아시고 진작 말해주지~ 하셨던 이슈들이 좀 있었다.

 

지금은 내가 말씀드렸던 이슈들은 거의 다 해결해주셨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입소 후 어떤 식으로든 불편을 겪으신다면 이 말을 해드리고 싶다.

"불편하면 무조건 원장님께 바로 말씀드리자!!!"

 

  • 방 컨디션 관련된 이슈
    방 교체해 주심&기기 수리 혹은 교체로 대응
  • 화장실 샤워기 거치대 위치
    추가 거치대 제공해주심 + 지금은 샤워기 헤드도 새로 교체됐다고 함
  • 간식 음료
    단 걸 원체 잘 안 먹어서 사과주스 먹기가 힘들다고 말씀드렸더니 두유로 교체해주심
  • 셋탑박스 및 와이파이 연결 문제
    교체 전 방은 셋탑박스를 쓸 때마다 매번 재부팅을 해야 했고
    교체 후 방에서는 와이파이 연결이 불안정한 문제가 있었음.
    내가 이건 좀 꼭 고쳐주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업체에 점검 요청을 한다고 하셨으니 아마 지금쯤이면 해결되었겠지 싶다.

원장님께서 내 소원수리 대응을 해주시면서

아니 왜 다른 산모님들은 이런 말씀을 안해주셨을까 ㅠㅠ 하셨음...

내 생각에 셋탑박스 이슈 같은 건 아마...

그 방 쓰신 산모들이 OTT를 안 보셨거나,

무제한 데이터를 쓰셔서 클레임이 들어올 일이 없었지 않았을까 추측된다.

아무튼 원장님께서 매우 성심성의껏 대응해주셨음.

 

내가 워낙에 조리원 시설을 깨알같이 이용하면서

이거 불편해요~ 이거 고쳐주세요~ 하다 보니

의도치 않게 프로 불편러가 된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맘스퀘어의 무궁한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ㅠㅠ

 

 

 

- 구로 우리아이들병원 예약 대행 서비스

요건 퇴소 후에 추가로 적어놓는 에피소드.

내가 어지간하면 한번 쓴 글은 추가로 뭘 적지 않는데,

이 에피소드는 무조건 추가로 적어놔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산부인과에서부터 딤플 소견이 있어서 초음파를 한번 보라는 권고를 받았는데

조리원에 회진 오신 소아과 선생님께서도 같은 말씀을 하시면서

근방의 우리아이들병원에서 볼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

 

맘스퀘어 원장님한테 아이 인적사항이랑 진료 원하는 날짜를 알려드리면

직접 우리아이들병원에 초음파 검사 예약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시는데

처음에는 그냥 식당 예약 대행하듯 간단한 건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뭐 굳이 조리원 안 거쳐도 내가 예약하면 되지? 하고.

 

그런데 막상 내가 직접 병원에 전화를 걸어보니

이 병원은 정말 죽어도 전화 연결이 안 되는 거다.

모바일 진료 예약은 수강신청하듯 특정 시기에만 열려서

거의 뮤지컬 티켓팅하듯 전쟁을 해야 하는 수준이던데

그나마도 초진은 사실상 예약이 불가능함.

 

어쨌든 맘스퀘어 조리원 통해서 겨우겨우 예약을 잡긴 했는데

여전히 이 병원은 대체 뭐지? 라는 의문을 가진 상태였다.

 

근데... 실제로 병원에 가보니까 알겠더라 ㅋㅋㅋㅋㅋ

뭐 전화응대고 뭐고 할 정신이 없는 수라장이었다.

인근에 이 정도의 큰 소아과가 없어서 그런지

워낙에 환자도 많고 한마디로 정신이 없다.

초음파 검사만 아니었어도 나는 절대로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임.

 

만일 예약 시간에 10분 늦으면 바로 예약은 자동 취소되고,

그렇게 될 경우 현장접수가 '일단은' 가능하긴 한데

사전 예약한 사람들보다 무조건 후순위가 되기 때문에

온갖 환자와 소음으로 들끓는 병원 대기실에서

이 연약한 신생아를 데리고 얼마나 대기해야 할지 모른다.

우리가 갔던 날에도 당일 진료는 이미 30명 이상 대기 상태였고.

 

정말 이 날... 예약을 하고 방문했지만서도

당장이라도 탈출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맘스퀘어 조리원 연계 예약 서비스가 아니었으면

과연 아이 초음파를 제때 볼 수나 있었을까.

등골이 서늘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검사 결과 아이 딤플은 이상 없음 소견이 나와서 한숨 돌렸고,

아이 컨디션이 괜찮아서 피내용 결핵 예방접종까지 하고 왔다.

 

아무튼 맘스퀘어 조리원 이용 중

구로아이들병원에 갈 일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반드시 꼭 무조건 맘스퀘어 원장님의 서포트를 받으시길 바란다.

조리원의 병원 예약 서비스를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말 것!!!


 

 

 

정리하자면

인적 서비스 퀄리티는 매우 훌륭 & 갓벽해서

믿고 내 몸과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

 

뭐 최고급 호텔에 묵는 느낌까진 아니더라도,

적당한 가성비로 최고의 인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어지간한 이슈는 다 산모 위주로 맞춰주시는 쿨시크한 원장님과

전문적이고 친절한 직원분들이 계시는 곳이니

혹시라도 입소 기간 중 뭐든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참지 말고, 걱정 말고, 말씀드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