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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거닐다/키워보기

미니멀리스트의 출산가방: 남편과 함께하는 산후조리원 필수 준비물

조리원에 남편과 함께 입소한 내 기준으로 잘 썼던 출산가방 아이템들이다.

 

나름 미니멀리스트라서 인터넷 참고하면서 필요 없어 보이는 것들은 과감히 제외했고

2주 생활하면서 실제 썼던 것들만 최소한으로 리스팅해 보았다.

 

나랑 상황이 비슷하신 분들은 참고하시길.

 

작성자 특

- 조리원 2주 계약
- 7월 한여름 입소
- 자연분만
- 모유 직수
- 남편 상주


조리원에서 제공해준 것들​

- 산모패드
- 일회용 수유패드
- 조리원복(원피스)

- 회음부방석

- 수유쿠션
- 수유용 발판
- 황토찜질팩
- 슬리퍼
- 샴푸린스&핸드워시&손소독제

 


산모용 기본 아이템

- 맘스 안심팬티 & 입는 오버나이트

나는 일단 안심팬티는 한 팩만 가져와서, 마사지 받는 날 주로 착용했다.

일상적으로는 임산부용 삼각 팬티에
조리원에서 주는 산모패드를 끼워서 사용하는 편이 더 통풍에 유리하다.
처음에 뭣도 모르고 안심팬티만 입고 잤더니
부어 있는 회음부가 습한 환경에서 더 자극을 받았는지 따가워서 괴로웠다.
안심팬티 + 산모패드도 마찬가지로 땀띠 위험이 높다.

참고로 사각 팬티와 산모패드 조합은 절대 비추다.
평소 사각 팬티 애용자로서 여기서도 잘 쓸 줄 알고 가져왔는데,
산모패드랑 조합하니까 오로 새는 게 너무 심해서...
다 세탁하고 캐리어에 처박아놨다.

내 경우엔 1주 반 정도 약간 묽은 선홍색 오로가 미친듯이 나왔고

그 이후로는 생리처럼 진득한 게 나오기 시작했다.
입오버는 대충 이때부터 쓰면 좋은 것 같다

 

- 마이비데

이건 뭐 없으면 없는대로 살겠지만, 있으면 무조건 좋은 아이템이다.

산부인과+조리원까지 캡 달린 40매짜리로 두 팩 정도 사용했다.

 

- 손목보호대

출산 직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손목이,

출산을 하고 났더니 결국 버텨내지 못했다.

남편이 옆에 붙어 있는 내 입장에서도 쉽지 않았는데

혼자 계실 분들은 더더욱 이래저래 손 쓸 일을 피할 수 없으니

손목보호대는 거의 무조건 레벨로 챙길 것.

 

- 빨대컵이나 텀블러

물통이랑 컵이 개인실에 기본 구비되어 있긴 한데 역시 개인 텀블러가 편하다.

빨대 달린 건 더 편하다.

 

- 손풍기

방 온도는 너무 낮으면 안 되니까 에어콘 온도를 확 낮출 순 없고,

그래도 잠깐 바람이 좀 필요하다 싶을 때 쓰면 좋다.

남편이 더워할 때도 요긴하게 썼다.

 

- 포트 여러개 달린 USB 충전기

일단 남편 폰 내 폰 해서 폰이 두 개다.
다른 충전형 아이템도 있다면 같이 충전해야 한다.
조리원 방문 상담할 때 방 안의 콘센트 위치를 미리 확인해두면 좋다.

 

- 가위

뭐 뜯을 때 잘 안 뜯어지면 빡친다.

손목도 아프고 아침에는 특히 손가락 마디마디 아파서 더 서럽다.

가위 하나 챙겨놓으면 이래저래 잘 쓴다.

 

- 작은 사이즈 지퍼백

약봉지라던가, 남은 간식, 작은 사이즈 물건들 정리해두는데 요긴하게 썼다.

 

- 아기 모자

모자동실 중에 아이가 딸꾹질을 시작할 때 씌워주면 좋다.

딸꾹질 해결에 더 직빵인 건 사실 수유긴 하다.

 

- 무압박 양말

나는 그냥 수면 양말을 챙겨왔는데

초기 부종이 심할 때 자국 남는다고 마사지실 원장님이 가위로 터주셨다.

이래서 무압박 양말을 신는구나 싶었다.

 

- 세면도구

평소 쓰던 기초 화장품이나 클렌저, 헤어제품이 있다면 꼭 챙겨오자.

나는 항상 쓰던 샴푸를 써야 하는 경우라 미리 챙겨왔다.

잇몸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산모용 칫솔은 부드러운 모로 준비하는 게 좋다.

작은 가글도 있으면 급할 때 쓰기 좋다.

 

내가 이용한 조리원은 샴푸, 린스, 핸드워시만 있어서
샤워타올, 바디워시, 비누도 챙겨왔는데 아주 요긴했다.
특히 모유수유하는 입장에선 핸드워시의 강렬한 향이 좀 신경쓰여서 비누를 챙겨오길 잘했다고 생각함.

 

- 손톱깎이

2주 동안 내 손톱도 은근 자란다.

손톱 안 자르면 신생아실 선생님들한테 야단맞는다.

 

- 영양제

이건 케바케겠지만, 원래 챙겨먹던 영양제가 있다면 잊지 말고 넣어두자.

나는 혹시 몰라서 철분제를 넣어뒀는데,

출산 시 출혈이 생각보다 심했던 터라 정말 챙겨놓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 온열안대

출산하고 나면 각막이 두꺼워지면서 초점이 잘 안 맞고

예전보다 뭔가 잘 안 보이게 된다.

게다가 새벽에 자다 말고 유축하니 뭐니 하면 안구가 점점 피로하고 뻑뻑해지는 느낌.

 

사실 온열안대는 미리 준비하진 못했고,

중간에 남편 지인이 선물로 보내줘서 쓰게 됐는데

진짜 꿀잠 자는데 유용했다.

다음에 또 조리원 오게 되면 그땐 내돈내산으로 준비해야 할 아이템이라고 생각함.

 


직수용 아이템

- 수유나시 혹은 브라

나는 직수를 주로 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수유나시를 가져왔다.

배를 덮을 수 있으니 체온 유지에도 좋았다.

 

수유하다가 모유를 흘리거나, 모유가 새는 등의 이슈로 잘 오염되니

최소 두세벌 정도는 준비해두는게 좋다.

사이즈는 꼭 큰 걸로 준비하자.

모유양이 늘어나니 가슴 크기가 더 커졌다 휴.

 

- 수유패드

한번 입구가 뚫리고 나니 시도 때도 없이 마구 새나오는 모유 때문에 처음에 정말 당황스러웠다.

이때다 싶어서, 샘플로 받은 일회용 수유패드를 이것저것 써봤다.

 

처음엔 아, 당장 이걸 한 상자 사야겠다! 싶었는데...

쓰면 쓸수록 단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어떤 건 패드 표면의 섬유질이 유두에 달라 붙고,

어떤 건 모유에 젖어서 축축해지면서 유두가 닿을 때마다 따끔따끔하고,

뒷면에 붙은 비닐 때문인지 유방이 습해져서 살살 가려워지려고 하고

고분자 흡수체가 들었다는데 그건 또 그것대로 찝찝하고...

 

여튼 이래저래 괴롭던 중,

속옷 샀을 때 사은품으로 받았던, 면으로 된 워셔블 수유패드를 혹시나 하고 넣어봤는데

유두 관련 괴로움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좀 축축해지더라도 전혀 따갑지 않았고, 유방 가려움도 없어졌다!

 

그래서 결국 워셔블 수유패드를 폭풍검색하다가

란** 워셔블 수유패드를 주문해서 조리원으로 배송받았다.

이건 약간 디자인 자체가 잘 되어 있어서 브라 안에서도 막 돌아다니지 않아서 더 편하다.

 

어쨌거나 매번 세탁해야 하는 건 좀 번거롭긴 하지만,

쓰레기 양산도 막을 수 있고,

무엇보다 아이 밥줄인 내 가슴의 건강을 위해서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일회용이 확실히 편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나같은 부작용을 겪지 않는 사람이라면

억지로 워셔블 수유패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찌되었건 모유가 아예 안 나오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유패드는 필요하다!

 

- 건티슈

물티슈 쓰기엔 찝찝하고, 천으로 된 손수건 쓰고 세탁하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활약하는 아이템이다.

나는 주문했던 워셔블 수유패드가 도착하기 전까지, 일회용 수유패드에다가 요 건티슈를 덧대서 썼다.

 

재질이 면이라서 유두가 일회용 수유패드에 직접 닿는 것보다 덜 아프고,

자다가 수유패드 용량을 넘쳐버린 경우에도 새는 모유를 잘 흡수해서 좋았다.

 

- 유두보호크림

라놀린 크림이 아이가 먹어도 무해하다고 해서 미리 준비해뒀다.

수유 초반에 아이의 가열찬 흡입에,

유두가 깜짝 놀랐는지 붓고 따끔따끔했는데

이걸 바르니 확실히 더 빠르게 회복한 것 같다.

초반에는 거의 하루에 한번 꼴로 바른듯...

 

모유 직수하는 입장에선 정말 미리 준비하면 좋은 꿀템이긴 한데,

대용량까지도 필요 없고, 휴대용 정도 용량이면 충분한 것 같다.


남편용 준비물

- 남편용 슬리퍼

이 조리원에서 지급하는 산모용 슬리퍼는 나쁘지 않은 편인데

남편도 상주하는 입장이다 보니 남편용 슬리퍼는 따로 구비해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 남편용 놀잇감(?): 노트북이나 휴대용 게임기

조리원에서 산모는 이것저것 하느라 바쁘고 쉬느라도 바쁜데

남편은 한가할 경우가 있으니, 시간을 때우는데 쓸 무언가가 있으면 좋다.

모바일 게임을 열심히 하는 남편이라면 굳이 필요 없을지도.

 

- 남편용 먹거리 & 일회용 수저

내가 입소한 조리원은 남편용 식사를 따로 제공하지 않았다.

주변에 나가 먹을 곳도 마땅치 않고, 배달 음식도 질리는데 배는 고플 때

햇반, 통조림, 레토르트 커리 등이 있으면 산모 식사랑 함께 먹기 좋다.

 

- 세탁비누

조리원에서는 산모 세탁물만 관리해준다.

남편 속옷 등은 방에서 직접 손빨래를 하든 해야 한다.

직접 아기 손수건을 가져와서 쓴다면 아기 손수건도 빨아야 하니까

아기용 세탁비누를 가져오면 두루 쓸 수 있다.

 

- 남편용 상비약

에어콘 바람 때문인지 중간에 남편이 두통이 심하게 와서

아침 저녁으로 힘들어했다.

집에서 두통약 좀 가져올걸... 하고 후회했음.

다행히 근처에 약국이 있어서 날 밝는대로 두통약을 사와서 해결했다.

평소 남편이 곧잘 먹던 소화제나 진통제 등이 있다면 미리 챙기는 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