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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거닐다/키워보기

둘만의 시간

부선은 점심 회식이 있어 멀리 갔다.
둘만의 하루가 시작됐다.

대충 밥을 비벼서 아이를 앞에 놓고 먹는데
“냠” 소리를 내며 먹었더니
아이가 헤헤거리며 웃는다.
그 소리가 어지간히 재미있는 모양이다.

얼굴 위에 덮인 손수건을 드디어 자기 힘으로 치웠다.
칭찬해줬더니 요것도 헤 하고 웃는다.
엄청 힘들어하면서도 배밀이를 하려고 한다.
손도 점점 잘 뻗는다.

젖이 잘 안 나와서인지, 그냥 장난삼아인지
유두를 깍 깨문다.
비명이 절로 나와서 유두를 뺐더니
삐진 듯한 표정을 짓는다.
잇몸이 슬슬 근질근질한가보다.

12월만 넘기면 이유식 시작이다.
튼튼하게 자란 아이의 다리를 주무르며
부디 젖 끊는 날까지 부족하지 않게 모유를 줄 수 있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