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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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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체홉, 여자를 읽다 후기 별점부터 매기고 시작하자면 ★★★★★ 약간 블랙 코미디 계열. 작품성 충만. 부모님 세대와 함께 보면 좋을 공연. 특히 어머니와. 주제의식을 명확히 잡고 단편 4개를 짜임새있게 엮은 극본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던 작품.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근대 러시아에서 권위의식에 찌든 남편에게 핍박받던 소극적인 '아내'들이 각자 짐짝(파우치)을 싸들고 기차역으로 나오게 된 이유를 추적하는 내용. 때론 잔잔하고 때론 격정적이며 때론 순정이자, 때론 치정인 지극히 현실 드라마. 이 연극의 작품성은 원작 소설이 기여하는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원작을 안 읽은 내 입장에서 봐도, 그냥 공연 자체가 정말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었다. 공연이 끝날 즈음엔 부제인 '파우치 속의 욕망'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
연극 그녀를 믿지 마세요 후기 동명의 영화도 있던데 찾아보니까 완전 별개의 작품인듯. (오히려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이랑 꽤 비슷한 느낌) 생각해보니 내가 여태 본 로코 연극도 꽤 되는데 지금껏 봤던 로코 연극 중에 제일 빵터졌음. 이렇게 터지기도 쉽지 않은데 아 진짜 ... ㅋㅋㅋㅋ 심지어 이건 외국에서 수입해 온 것도 아니고 창작이잖아? 각본과 연출력 대단하다 레알. 협찬을 많이 받은 편이던데 이거시 자본의 힘인지... 배우들도 완전 베테랑들이고 대사 치는 거라던가, 백그라운드 연기나 어디 흠잡을 데 하나 없었다. 배우들 생긴 것도 그 아저씨 말고는(ㅠㅠ) 다 완전 훈남훈녀들인데 어쩜 또 그렇게 잘 망가지닠ㅋㅋㅋㅋ 진심 보면서 감탄, 나오면서 감탄, 집에 오면서 감탄. 누가 연극 추천해달라면 진짜 망설임 없이 추천하겠음. 제 ..
뮤지컬 시간에 관람 후기 국제뮤지컬 페스티벌 최우수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작품이라는데 이 정도면 쓸만하겠지 싶어서 어머니 모시고 다녀왔음. 음... 결론을 얘기하면 캐릭터 배치 괜찮고 곡도 잘 뽑았고 연출도 괜찮은데 내용 자체가 너무 신파조인데다가 뒤에 뭐가 이어질 지 굉장히 뻔하게 예상이 가는 전개라서 크게 신선하다거나 새로운 감정은 느끼기 어려운 듯. 심지어 극의 주제를 관통하는 '타임슬립'이라는 장치는 설정도 좀 조악하고 인물들과의 개연성이 그닥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움. 그리고 곡을 잘 뽑았다곤 하지만 너무 발라드 일색인데다가 이 곡이 저 곡 같고 저 곡이 이 곡 같은 느낌도 좀... 데자뷰+나비효과 짬뽕 같은, 다분히 어디서 조금씩 베껴온 듯한 대본도 그렇고 약간 억지 감동에 많이 기대려는 듯한 느낌이라서 그렇게까지..
연극 셰익스피어의 사내들 후기 우선 한마디로 평하자면, 지난번 본 현자 나탄이, 작품의 규모에 비해 연출력이 부족해서 아쉬웠던 작품이라면 이번 셰익스피어의 사내들은 작품의 규모에 비해 잉여롭도록 연출력이 넘친 작품... 1. 우선 젊은 극단의 작품이라 그런지, 도전적이라 할 만한 은유의 극본이었다. 비주류 특유의, 현실과 타협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느낌이랄까, 대학로에 차고 넘치는 주류로서의 상업적 연극을 따라가지 않으면서도 작품의 완성도와 관객의 호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자 하는 치열한 고민이 엿보였다. 2. 검색에서 걸리는 후기 등에 주제의식이 뭔지 모호하다는 얘기가 많은데, 내가 보기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셰익스피어'라는 위인 자체에 대한 2차 창작을 통해 명작 탄생의 배경을 상상해보고 '연극과 연극..
연극 현자 나탄 후기 레싱이라는 독일 극작가가 쓴 고전 작품...을 한국에서 초연. ...이라지만 기왕 지금의 무대에 올린다면 좀 더 현대인의 정서에 맞춰줄 순 없었을까 하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 1. 작품 자체는 이건 무대보다는 차라리 그냥 책으로 접하는게 더 나았을 듯. 어쨌거나 무대에 올린 걸 봤으니 무대를 중심으로 평하자면, 전체적으로 '고전을 무대에 올리겠다'는 과한 의욕만이 앞선 무대이지 않았나... 2. 인터미션 10분 포함 150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 중에 앞의 70분은 정말 대재앙이었다. 거의 소설 장미의 이름 도입부를 보는 듯한 기분. 정말 쓸데 없다 싶은 장면이 많고, 템포도 느린 데다가 결과적으로는 내용 자체도 도저히 70분이 필요한 내용이 아닌지라 대체 1막 내내 엉덩이가 근질거려서 ... (결..
연극 스캔들 후기 평일 저녁 8시 공연 다녀옴. 요즘 넘쳐나는 그저 그런 상업 연극들처럼 억지 웃음 유발이나 몸개그로 때우는 작품이 아닐까 ... 다소 걱정했는데, 아 ... 진짜 이건 ㅋㅋㅋㅋㅋㅋ 달링 - Everyone says I love you의 계보를 잇는 레알 빵빵 터지는 공연이었다 ㅠㅠ 매 순간 순간에 웃느라고 나중에는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일단 대본이 완전 탄탄하고 설계가 잘 되어 있었다. 누군지 참 머리 많이 썼겠다... 그리고 이 무시무시한 섹드립 어쩔거여 ㅠㅠㅋㅋㅋㅋㅋㅋㅋ 엄청나게 판을 벌여놓고 나중에 깔끔하게 수습되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깔끔하게 잘 차려진 정찬을 먹고 나온 느낌이랄까. 조명 및 음악도 적절한 부분에 과함도 부족함도 없이 들어간 편이고 배우들이 캐릭터 성격이랑 완전히 매칭되어 있..
초보 아깽이 집사의 간단솔직 사료 리뷰 5월 말에 태어난 토종 고양이 효리. 2개월째에 울 집에 와서 아장아장 걷던 녀석이 5개월령이 된 지금은 완전히 온 집을 주름잡고 난봉꾼 노릇을 하고 있다. 워낙에 먹성도 좋고 튼튼한 녀석이라 처음 집에 왔을 때도 얘 참 잘 먹고 잘 싼다고 생각은 했는데 ... 암튼 사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주변 지인들의 조언과 인터넷의 각종 집사들의 후기를 보고 효리가 5개월령 이른 지금까지 로얄캐닌, 프리미엄 엣지, 치킨 수프 이렇게 세가지 사료를 써보고서 초보 집사의 느낌을 간단히 적어보기로 한다. 1. 로얄 캐닌(자묘용) 좋은 줄 알고 샀는데 다시 보면 홀리스틱 등급이 아니라는 바로 그 로얄 캐닌이다. 내가 산 건 아니고, 효리가 원래 길고양이 새끼라서 입양 전제(?) 임시보호를 할 적에 지원을 받은 물..
'음식 韓류 세계로 날다' 리뷰 2009년 초여름,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CNN에 출연하여 직접 한식을 소개하며, 전 세계에 한식(韓食)을 알리기 위해 몸소 애쓰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것은, 영부인이 앞장서 노력해야 할 정도로 우리 음식이 세계에 알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의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의 한류 열풍으로 우리 드라마의 수출은 날로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의 식생활이 해외에 노출되는 기회 역시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음식의 활약상은 좀처럼 듣기 어렵다. MBC의 설특집 기획 ‘음식 韓류 세계로 날다’는, 이 시대 한식의 해외에서의 실제 인지도를 점검해 보고, 해외 한식당의 성공사례와 지구촌 사람들이 한식을 접하는 모습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더 널리 어필할 수 있는 한식의 요건을 보여준다. 비록 지구촌에 널리 알려져..